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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왕꼬지 목사, 김홍술의 사는 이야기(7) |
|---|---|
| 글쓴이 | 김홍술(51) [ hongsulk@korea.com ] |
| 작성일 | 2004-05-26 |
왕꼬지 목사, 김홍술의 사는 이야기(7)
정말 많이 고민했다. 결국 나는 200만원을 구해 부산 검찰청 벌금 내는 곳을 찾아갔다.
“이름은 요?”
“C 아무게 입니다.”
“주민번호는 요?”
“잘 모르겠는데요. 62년 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민등록 번호를 알고 와야죠. 어떤 관곕니까?”
“ 아, 예. 아는 목사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된 부산검찰청 벌금 내는 곳의 직원과의 대화는 극히 차갑고 사무적이었다. 오늘까지 계산해 보니 남은 금액이 197만원이었다. 아슬아슬하게 금액이 맞았다. 그런데 원래 벌금을 내면 행정절차 상 두어 시간정도 후에 석방된다기에, 사정을 말씀드리고 진주교도소 측에 연락하여 저녁 7시 전후에 도착할 것이니 꼭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직원은 알겠다며 내 이름을 메모하고, 옆 창구로 가서 입금하라고 일러준다.
C 형제는 작년 5월 경, 부산역 광장에서 싸움을 벌여 폭력범으로 부산 구치소로 갔다가 진주교도소로 옮겨져 복역하고 있었다. 작년 부산 구치소에 있을 적에 겨우 특별면회를 신청하여 찾아보았고, 재판장님 앞으로 탄원서도 내며 두어 번 공판정에도 참석해보았다. 그 때 판사님의 한 말씀이 지금도 생각난다.
“C 아무게 씨.”
“예”
“당신은 말야, 여기 목사님 한 분께 도움도 받고 하는 모양인데 지금 몇 번짼가. 그분들이 당신의 이 사 실을 제대로 알고 있느냐 말이지. 그런 고마운 분들의 마음을 이렇게 하면 안 돼지. 안 그래요?”
"죄송합니다.”
지난 3월 24일이었다. 나는 C 형제의 출감 날짜로 알고 진주교도소로 새벽 4시경 떠났다. 그런데 출감이 안 된다고 한다. 이유인즉 벌금 380만원이 드러나 벌금 노역형을 그 날부터 살아야 하기 때문이란다. 며칠 전 전화로 확인하고 인터넷 편지도 보냈는데 아무 이상 없이 출감하는 줄 알고 왔는데 난감했다. 하는 수없이 온 김에 9시까지 기다려 겨우 5분간의 면회로 만족하고 돌아와야 했다. C 형제는 '짱구엄마'라는 분의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며 벌금 대납의 큰 기대를 걸고있었다.
오늘 나는 마음이 더 바빴다. 범일 초등학교에서 음식수거 후 복지관에 도착하여 함께 한 형제들을 제촉했다. 그리고 쪽방상담소에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J 형제가 있었다. J 형제는 나의 동행요청에 기꺼이 서둘러 내려왔다. J 형제도 거리노숙자 대의원으로서 C 형제와 동료들 간 봉사를 했기에 마음에 절절함이 엿보였다. 우리는 설레는 가슴을 안고 낡은 승합차지만 신나게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지난번 첫길 기억을 되살려 '진성' 램프로 빠져 대산면을 지나 이윽고 진주교도소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검찰청 직원을 철썩 같이 믿고 진주까지 달려왔는데 벌써 나갔다니, 오전 11시 30분에 벌금을 납부하고 분명히 연락해서 오후 7시경 도착한다고 했을 텐데 벌써 오후 1시에 나갔다는 것이다. 정문 직원이 명적과 와 보안과에 이어 전화로 확인하고 정문 통과기록까지 확인해 주었다. 이미 7시가 다 되었기에 검찰청 담당직원도 교도소의 담당직원도 모두 퇴근한지라, 정말 연락을 했는지에 대해선 알 길이 없었다.
'짱구엄마'가 생각이 났다. 수첩을 뒤적여 전화를 했더니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아주머니가, 몸이 아파 누워있었는데 C 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가족이 받았단다. 아마 곧 전화가 다시 올 테니 내 전화를 알려 달랜다. 부산에 벌써 도착했긴 했는 모양이다. 나는 부산역 앞 모 형제에게도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그 형제는 특유의 '입씸'으로 '주변 서울법대 출신 몇 명에게 물었다'며 벌금 납부 후 출감 절차에 대해 장황히 설명해 주었다. J 형제의 말대로 어디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젠 할 수없이 속상하지만 부산으로 다시 달릴 일만 남았다.
그때였다. 전화가 울려왔다.
"목사님, 저 C 입니다."
"아이구, 반갑습니다. 지금 어뎁니까?"
"예, 사상인데요. 사우나에 있다가 머리 손질 좀하고 '짱구엄마'한테 소식 듣고 전화했습니다."
"그러면 제가 지금 막 진주교도소를 출발했으니까…"
"진주라고요? 왔었습니까?"
"예, 빨리 갈 터이니 만납시다. 전철 타고 구명역 근처에 와서 다시 전화 주이소."
우리는 만나 늦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C 형제는 괜히 우리가 헛걸음 한 일에 미안스러워 했다. 교도소 직원들이 아무 말 없이 내 보내 줘 궁굼했다며,(검찰청에서 벌금을 납부할 시 납부자를 알리지 않음) 나오면서 민원실과 아래 휴게실 등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어서 그냥 버스에 올라탔다는 것이다. 목사님이 이렇게 해 주시리라고 생각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북상회'에 전화해 보니 셋방이 불이 나서 이불은 물론 소지품이 하나도 없이 다 타버렸다고 한다. 나는 우선 당분간 우리 '부활의 집'에 머물기를 제의하자, 옆에 있는 J 형제가 자기 쪽방으로 한사코 가자한다.
우리는 10시가 넘어서야 헤어졌다. 내일 새벽 복지관 노숙자 급식에서 만나자고 인사하며…
2004. 5. 25.
정말 많이 고민했다. 결국 나는 200만원을 구해 부산 검찰청 벌금 내는 곳을 찾아갔다.
“이름은 요?”
“C 아무게 입니다.”
“주민번호는 요?”
“잘 모르겠는데요. 62년 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민등록 번호를 알고 와야죠. 어떤 관곕니까?”
“ 아, 예. 아는 목사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된 부산검찰청 벌금 내는 곳의 직원과의 대화는 극히 차갑고 사무적이었다. 오늘까지 계산해 보니 남은 금액이 197만원이었다. 아슬아슬하게 금액이 맞았다. 그런데 원래 벌금을 내면 행정절차 상 두어 시간정도 후에 석방된다기에, 사정을 말씀드리고 진주교도소 측에 연락하여 저녁 7시 전후에 도착할 것이니 꼭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직원은 알겠다며 내 이름을 메모하고, 옆 창구로 가서 입금하라고 일러준다.
C 형제는 작년 5월 경, 부산역 광장에서 싸움을 벌여 폭력범으로 부산 구치소로 갔다가 진주교도소로 옮겨져 복역하고 있었다. 작년 부산 구치소에 있을 적에 겨우 특별면회를 신청하여 찾아보았고, 재판장님 앞으로 탄원서도 내며 두어 번 공판정에도 참석해보았다. 그 때 판사님의 한 말씀이 지금도 생각난다.
“C 아무게 씨.”
“예”
“당신은 말야, 여기 목사님 한 분께 도움도 받고 하는 모양인데 지금 몇 번짼가. 그분들이 당신의 이 사 실을 제대로 알고 있느냐 말이지. 그런 고마운 분들의 마음을 이렇게 하면 안 돼지. 안 그래요?”
"죄송합니다.”
지난 3월 24일이었다. 나는 C 형제의 출감 날짜로 알고 진주교도소로 새벽 4시경 떠났다. 그런데 출감이 안 된다고 한다. 이유인즉 벌금 380만원이 드러나 벌금 노역형을 그 날부터 살아야 하기 때문이란다. 며칠 전 전화로 확인하고 인터넷 편지도 보냈는데 아무 이상 없이 출감하는 줄 알고 왔는데 난감했다. 하는 수없이 온 김에 9시까지 기다려 겨우 5분간의 면회로 만족하고 돌아와야 했다. C 형제는 '짱구엄마'라는 분의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며 벌금 대납의 큰 기대를 걸고있었다.
오늘 나는 마음이 더 바빴다. 범일 초등학교에서 음식수거 후 복지관에 도착하여 함께 한 형제들을 제촉했다. 그리고 쪽방상담소에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J 형제가 있었다. J 형제는 나의 동행요청에 기꺼이 서둘러 내려왔다. J 형제도 거리노숙자 대의원으로서 C 형제와 동료들 간 봉사를 했기에 마음에 절절함이 엿보였다. 우리는 설레는 가슴을 안고 낡은 승합차지만 신나게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지난번 첫길 기억을 되살려 '진성' 램프로 빠져 대산면을 지나 이윽고 진주교도소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검찰청 직원을 철썩 같이 믿고 진주까지 달려왔는데 벌써 나갔다니, 오전 11시 30분에 벌금을 납부하고 분명히 연락해서 오후 7시경 도착한다고 했을 텐데 벌써 오후 1시에 나갔다는 것이다. 정문 직원이 명적과 와 보안과에 이어 전화로 확인하고 정문 통과기록까지 확인해 주었다. 이미 7시가 다 되었기에 검찰청 담당직원도 교도소의 담당직원도 모두 퇴근한지라, 정말 연락을 했는지에 대해선 알 길이 없었다.
'짱구엄마'가 생각이 났다. 수첩을 뒤적여 전화를 했더니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아주머니가, 몸이 아파 누워있었는데 C 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가족이 받았단다. 아마 곧 전화가 다시 올 테니 내 전화를 알려 달랜다. 부산에 벌써 도착했긴 했는 모양이다. 나는 부산역 앞 모 형제에게도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그 형제는 특유의 '입씸'으로 '주변 서울법대 출신 몇 명에게 물었다'며 벌금 납부 후 출감 절차에 대해 장황히 설명해 주었다. J 형제의 말대로 어디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젠 할 수없이 속상하지만 부산으로 다시 달릴 일만 남았다.
그때였다. 전화가 울려왔다.
"목사님, 저 C 입니다."
"아이구, 반갑습니다. 지금 어뎁니까?"
"예, 사상인데요. 사우나에 있다가 머리 손질 좀하고 '짱구엄마'한테 소식 듣고 전화했습니다."
"그러면 제가 지금 막 진주교도소를 출발했으니까…"
"진주라고요? 왔었습니까?"
"예, 빨리 갈 터이니 만납시다. 전철 타고 구명역 근처에 와서 다시 전화 주이소."
우리는 만나 늦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C 형제는 괜히 우리가 헛걸음 한 일에 미안스러워 했다. 교도소 직원들이 아무 말 없이 내 보내 줘 궁굼했다며,(검찰청에서 벌금을 납부할 시 납부자를 알리지 않음) 나오면서 민원실과 아래 휴게실 등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어서 그냥 버스에 올라탔다는 것이다. 목사님이 이렇게 해 주시리라고 생각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북상회'에 전화해 보니 셋방이 불이 나서 이불은 물론 소지품이 하나도 없이 다 타버렸다고 한다. 나는 우선 당분간 우리 '부활의 집'에 머물기를 제의하자, 옆에 있는 J 형제가 자기 쪽방으로 한사코 가자한다.
우리는 10시가 넘어서야 헤어졌다. 내일 새벽 복지관 노숙자 급식에서 만나자고 인사하며…
2004. 5.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