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핀란드)=김경수기자】 "STX가 세계 최대 크루즈 선박 제조의 꿈을 이룬다." STX유럽의 전경렬 상무는 핀란드 투르크 조선소가 STX의 오래된 숙원을 풀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투르크 조선소에서 테크니컬 디렉터(기술팀장)를 맡고 있는 전 상무는 "그동안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크루즈 선박중 10척이 투르크 조선소에서 만들어졌다"면서 "오는 10월에는 지구촌 이목이 세계 최대 크기의 크루즈선박 '오아시스'의 건조 및 인도가 완료되는 투르크 조선소로 다시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렬 상무는 "지난 1월 초 STX 투르크 조선소에 발령이 난 뒤로 STX의 꿈이 이곳에서 이뤄지는 것을 보고 있다"며 감회를 밝혔다. 아울러 전 상무는 핀란드 현지직원들과 깊은 우애도 과시했다. 핀란드 직원들은 전 상무와 마치 한 가족처럼 애칭을 서로 부르면서 인터뷰 도중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초기에는 현지인 직원들과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국의 조선소가 유럽 최대 조선그룹을 인수했다는 점이 현지 근로자들에겐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

STX그룹은 지난 2007년 STX유럽의 전신인 아커야즈의 지분 39.2% 인수를 시작으로 올해 2월 지분 100% 인수를 완전히 끝냈다.

전경렬 상무는 "핀란드에 처음 왔을 때는 조심성 많은 직원들과 대하기 힘들었지만 친구처럼 지내고 난 뒤로는 모든 것이 해결됐다"면서 "핀란드가 조선 사업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크루즈선은 핀란드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만 건조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 경쟁력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경렬 상무는 한국과 유럽의 조선 문화 차이에 대해 "크루즈선박 한 척을 만드는 것이 일반 선박 수십척을 만드는 것과 똑같은 매출을 낸다. 또 한국 조선사업은 시스템화되고 정형화됐지만 크루즈는 창의적인 문화 부분이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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