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수봉 교수는 서울대 공대 지하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실험실에서 자체 개발한 중성미자 검출기를 가리키며 “저 검출기 없이는 노벨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벨상을 받으려면 새로운 이론을 고안하거나 이를 실험으로 입증해야 한다. 특히 실험으로 입증했다는 사실을 인정받으려면 연구시설을 보유해야 한다”며 검출기 개발이 갖는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오는 2010년부터 ‘중성미자 변환상수’라는 수수께끼를 풀 김 교수팀의 검출기는 스테인리스로 제작한 통 속에 다시 아크릴통 두 개가 들어간 형태로 만들었다. 각각의 통 속엔 미네랄오일과 액체섬광물질이 채워져 있는데 소립자가 이 안을 통과하면 빛을 내게 된다.

스테인리스 통 안쪽에 설치된 31개의 광센서는 이 빛 신호를 잡아내 어떤 물질이 통과했는지를 알려준다. 실제 영광원전에 설치될 검출기엔 430개의 광센서가 들어가게 된다.

연구팀은 최근 중성자와 양전자를 내보내는 방사능소스를 이용해 검출을 시도해 신호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지금은 검출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박강순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검출기는 8t가량의 액체로 채워져 있지만 실제 검출기는 200t의 액체를 넣게 될 것”이라며 “검출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 액체의 성분을 조정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검출기에 어떤 물질을 얼마만큼 넣으면 어떻게 반응하는지 상관관계를 알아보고 있다”며 “이 실험에선 정확하게 에너지를 측정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