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초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민간위원에 대한 위촉식을 열었다. 교수를 포함한 여러 명의 민간위원 중 유독 눈에 띈 얼굴이 유관홍 성동조선해양 회장(63)이다.

 

경상남도 통영에 위치한 성동조선해양 대표에 취임한 지 2년 만에 세계 8위 업체로 성장시켰을뿐더러, 현대중공업에 이어 성동조선해양까지 무려 35년을 울산과 통영 등 경상도에서만 보낸 인물이니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민간위원으로서는 제격이다 싶다.

성동조선해양은 2004년에 설립돼 2006년 첫 선박 진수식을 가진 조선 업체다. 2007년 매출액 7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1조3000억원을 바라본다. 세계적 리서치 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주잔량이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 세계 8위다.

 

이처럼 단기간에 성동조선해양을 세계적 조선 업체로 만들어낸 유 회장은 요즘 ‘통영, 고성을 새로운 조선과 중공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최근 고성군과 마암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까지 4300억원을 들여 400㎡(120만평) 부지에 중공업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골자. 직원들이 살 집과 공연장 등 문화공간은 물론 병원, 학교까지 모두 들어가 있는 종합단지 또한 들어선다.

“포스코가 공장 주변에 직원들을 위한 각종 시설을 만들고 그 시설이 결국 지역 주민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사례를 벤치마킹해 성동단지가 통영, 고성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모양새로 만드는 게 궁극적인 제 바람입니다.”

고성 프로젝트와 함께 통영 조선소 생산설비 늘리기에도 여념이 없다. 현재 30만톤 규모의 제1공장에 이어 50만톤 규모의 제2공장을 짓고 있는 중이다. ‘조선업 설비 과잉’이 걱정되는 시점에 자칫 너무 무리한 확장은 아닐까. 유 회장은 “중국 조선 설비에 비하면 우리는 새 발의 피다. 전략만 제대로 세우면 충분히 살 길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벌크선을 주로 생산했던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유조선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올해 2배가량 매출액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이 같은 방향 전환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유 회장은 사실 ‘KHYOO’라는 이름으로, 세계 조선업계에서는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 현대중공업 중장비사업본부장과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맡아 중장비사업본부와 미포조선을 각각 1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는가 하면, 현대중공업 사장 시절에는 고부가가치선인 LNG선 싹슬이 수주를 진두지휘하는 등 현대중공업에 새로운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이어 2006년부터 성동조선해양에서 새로운 바다 인생을 시작한 유 회장은 “고성산업단지 건설을 통해 지역사회와 같이 발전하는 기업의 모습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다”며 “바람직한 국가균형발전의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 45년생/ 동래고/ 성균관대 화학/ 73년 현대중공업 입사/ 94년 현대중공업 상무/ 2002년 현대미포조선 사장/ 2004년 현대중공업 사장/ 2006년 성동조선해양 회장(현)

[김소연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66호(08.07.30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