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공단김하경이사장님과임직원여러분

혹독한 겨울이 지나가고 이제 땅속에 있는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을 지나는 길목에서 먼저 3천여 공단직원 여러분께 하직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 앞에 나서서 저의 인사를 드리게 될 줄은 미처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세월 제가 공단에 몸담았고 여러분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던 그시절을 회고하니 먼저 눈물이 앞을 가려 제가 과연 이 인사말을 끝까지 읽어 내려갈지 심히 마음이 착찹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01년 5월 제가 공단의 부름을 받고 이곳 서초벌에서 보훈의 전위로서 임용되어 지금까지 근무한 지 5년이요, 42살이며, 보훈기금 증식을 위해 시가전에서 그리고 전국의 최전선에서 다른 9개 적들과 치열하게 싸우다가 혁혁한 무공을 세우고 군번없이 산화한 2억 6천만의 우리 형제들, 그리하여 2,000억원이 훌쩍 넘는 기념비적인 공단수익을 거양하여 광주보훈병원의 신축 이전, 국가유공자분들에게 첨단 휠체어를 구입하여 전달하는 등 보훈가족들의 삶의 질을 크게 업그레이드한 성과들이 제가 그동안 이룩한 작은 발자취가 아닌가 나름대로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제가 그동안 근무했던 우리공단은 대한민국 공기업 가운데 그 설립배경의 참뜻이 마치 창공에 샛별같이 빛나며, 성직자의 윤리강령과도 비견될만한 참으로 거룩한 직장임을 저는 그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훌륭한 직장에서 저는 여러분들과 인연이 되어 비가오나 눈이오나 춘하추동 함께 근무했던 지난 날들이 저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보람이었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이공단에 입사하여 고객들로부터, 여러분들로부터 절대적인 인기속에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이세계를 평정하며 내이름을 떨쳤던 그시절이 주마등같이 떠오릅니다. 한때는 저는 가는 곳마다 칙사 대접을 받았고, 가는 곳마다 언론매체들로부터 플레시 세례를 받았으며 저를 딱 알아 본 고객들의 환호작약하던 그모습, 그리고 보훈처와 공단은 저에게 금둥이 은둥이 다루듯 사랑을 주셨지요. 한마디로 저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달렸으며 꿈같은 나날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반드시 그 끝이 있다”는 어느 노철학자의 말처럼 그동안 수많은 애환이 서린 저에게도 그 찬란한 날개를 접는 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으며, 급기야는 저의 인기몰이도 쇠락해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로 회자정리(會子定離)의 이치요, 굉장한 지각변동이었습니다.
저의 흥망성쇠는 먼 훗날 공단 30년사에 반드시 기록 될 것을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확신합니다.
그동안 각종 회의 때마다 저의 근황을 보고하시던 L단장님, 저를 아름답게 디자인해 주신 R씨, 비가오나 눈이오나 전국 대리점에 배송하던 S씨, 미수금확보를 위해 현지를 찾았던 K씨, 홍보를 위해 서울시내와 수도권 가판대를 돌아 단니던 Y씨와 S씨, 국정감사 등 수십 번의 감사를 받으며 고민했던 P씨, 성공적인 판매마감업무를 위해 철야 회수작업을 함께 했고, 수십만 번의 전화통화를 주고 받았던 모든 직원들........
되돌아 보니 아름다운 한 송이 꽃으로 내 가슴속 깊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렇듯 저의 소임을 다하도록 노심초사해주신 여러분들의 그 노고는 저는 결코 잊지 않을것입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이제 새로 부임하신 김하경 이사장님을 중심으로 연구에 매진하셔서 2000년 초기에 제가 있었다면, 2000년 후반에는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무장된 새로운 형제가 이공단에 임용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서 중지를 모아서 보훈처에 건의 하셔야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시대 우리공단이 나아갈 지상과제가 아닐까 저는 생각해 봅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지난 1월 사업단 직원 10명은 갹출하여 2박 3일의 제주도 쭁여행을 떠났습니다. 콘도를 빌려 제주도 명소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추억 만들기에 모두 여념이 없었답니다. 모두들 마음속 깊이 저와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과 노스틀자의 손수건 같은 향수를 간직하면서 명소를 즐겼습니다.
아시다시피 제주도는 화산으로 형성된 국제적인 관광지로서 주변경관이 빼어난 아름다운 곳 아닙니까. 화산 폭발시 바닷가로 흐르던 용암이 굳어서 형성된 13,422m의 기나긴 만장굴, 20만년 전 고온의 용암이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수축작용으로 선명하게 육각형으로 바닷가에 마치 떠있는 벌집형태의 주상절리, 4천여 종의 희귀식물이 온실내외에서 우리를 반기던 여미지식물원, 한라산1,100m도로를 타고가다 오르막길을 슬슬 오르는 일명 도깨비도로, 정방폭포, 천제연폭포와 더불어 제주도 삼대폭포이며 하늘과 땅이 만나는 연못으로 선녀가 몰래 내려와 목욕을 하며 노닐었다는 옛전설이 담긴 천지연폭포....
제주도 여행은 입속에서 살살 녹는 옥돔횟감 등 특유의 별미 음식문화와 잘 어우려져서 즐거운 시간을 직원들과 함께 가졌습니다. 겨울인데도 온화한 현지날씨도 우리 일행를 즐겁게 반겨주었습니다.

그런데 화산으로 정상 한가운데가 큰분지로 형성되어 잔디가 곳곳에 돋아 있는 영주 10경 가운데 으뜸인 성산 일출봉정상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평소 점잖은 A직원이 가슴속에서 저를 조심스럽게 안주머니에서 꺼내더니 예전에 한번도 보지 못한 아주 엄숙한 표정으로 겨울창공을 향해 “잘 가거라! 플러스야, 너와의 이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거야. 그동안 너무 고생했어!” 하면서 나를 그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 던지는게 아닙니까? 갑자기 당하는 일인지라 기절 할 뻔한 저의 갸날픈 몸둥아리는 찬바람을 타고 성상일출봉 아래로 아래로 추락하더니 제주도 해변가에 겨우 닿아 출렁이는 파도위로 이리저리 망망대해로 향하게 되었고 바다 한가운데서 저의 육신은 차디 찬 바닷물에 젖어 드디어 찢어지는 고통의 시간을 지나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마치 극한상황의 타이타닉 침몰선 최후의 모습같이 물속으로 깊숙이 빠져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 ! 나의 인생도 이제 끝이구나... )
그때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나의 귀에 아련히 들려오는 구슬픈 노래가락이....

그대 인생 짧다고 너무 서러워 마시라
그대 공단 기여한 공은 시대를 넘었네
그대 슬픔 가슴속 깊이 새기지 마시라
그대 무공 백두산 그대 이름을 새기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복권사업단
유 대 지 010-6255-9678

이제플러스복권은 환골탈태하는 심경으로 4월1일 연합복권출시에 합류하여 그옛날 공단에서 이룩한 역량을 모아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들 앞에 서게 될것입니다. 배전의 사랑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