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일찍 박해주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서생 처가 어장에서 자연산 횟감을 준비하겠다며 동기회사무실로 집합하라는 전갈이다.
주말 이틀간의 많은 비와 풍랑 주의보에도 불구하고 통 큰 박사장의 스타일 그대로 초대형 쿨러에 두 사람이 들기에도 힘들 정도로 횟감이 가득 들어 있다.
문자 그대로 순수 자연산에 어종 또한 다양하다.
광어, 쥐치, 아구, 한치는 물론 “가을 전어 봄 도다리”라는 말이 상징하듯 봄철 횟감의 상징인 자연산 도다리가 가득하다.
납작 업드린 광어와 도다리만 해도 수십마리다.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인지 추측키도 어렵다.
작정하고 싹쓸이 해온 분위기다.
친구들에게 5월 도다리를 먹여주고 싶은 박사장의 속 깊은 배려가 아니겠는가?
생선에 문외한인 나는 광어와 도다리를 구분치 못해 애를 태운다.
그러자 이분야 전문가 서돌암 사장이 “우광좌도”라고 친절히 알려 준다.
고기의 눈이 오른쪽에 붙어 있어면 광어, 왼쪽에 붙어 있다면 도다리라는 말이다.
즉시 분업이 이루어지고 횟감 준비가 요란스럽다.
주 칼잡이는 박사장,
면장갑을 끼고 포를 떠고 껍질에서 살을 도려내는 솜씨가 보통은 아니다.
타-올로 싸서 딱아내기도 하니 이런 것을 언제 배웠는지 신기할 뿐이다.
보조 칼잡이 김복철총장과 랜덤으로 끼어드는 변사또의 칼솜씨 또한 볼만하다.
칼갈이는 서사장이다.
늦게 도착된 정길태, 김국만, 곽정휘, 박진호, 김동준 그리고 선후배 두명은 먹고 마시는 조로 동참했고
마시는 것 마저 시원치 않은 나는 단지 먹는 조 일 뿐이다.
박태민 직전회장이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 준비한 일산 사시미용 소-유에 와사비 그기에 직전 동창회장 김병규 사장이 중국에서 몸소 가져온 고급 곡주(오량순?)와 냉장 보관된 시원소주에 비-어가 조합을 이루니 “스카이 라운지 포-티-원”은 완전 자연산 횟집에 잔칫집분위기다.
오늘의 총지배인 박사장 어부인이 직접 끓여주는 “지리 타입의 광어와 도다리탕”은 입가심으로 먹은 별미 중의 별미다.
먹고 마신후에도 잔치는 계속된다.
“고와 스톱”,
“올라와 쏘여”의 엠제이 클럽 ,모처름 싱걸벙걸인 박교수가  장원인가?
오늘은 바둑대국까지다.
우리의 쉼터가 웃음 꽃으로 가득하다.
저녁시간 양학률 사장이 동참했고
그리고 밤이 깊어가는 시간에는 헤어짐이 아쉬운지 다시 가까운 호-프에서 2차를 즐겼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