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제명"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었는데
그냥 넘어가곤 했던것이
바로
우리가 우리를 제명한다는 것이 어쩌면 이치에 맞지 않다는
생각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바람이 불고있다.
오랫동안 동기회를 이끌어 온 회장단의 피로감일까?
이처럼 태풍이 부는 까닭은...

동기회란게 참 어려운게다.
그냥들 시간나는 사람끼리 모여서 소주한잔 나누면 될것을
왜?
모여서 뭔가를 꼭 해야하나..
활성화시켜야 할 이유는 뭐 특별히...
친한 놈끼리 놀면 되는거 아닌가.

다른 기수와 비교가 필요한가?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인데.
물론 같이 모여서 할 일이 있을땐
많이 나오면 좋겠지. 백지장도 맞들면...

여러가지로 어려운 세상이다.

언젠가 한 선배를 일관계로 만난적이 있다.
후배인걸 어쩌다 아시고는....
차 한잔 마시지 않았더라면 모를 수도 있었는데.
많이 아쉬워하셨다.
모르는 게 훨씬 더 편안하기 때문일게다.
그 선배님에게는.

이처럼 우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나 자신을 안고 있는 동기.
숨어서 지켜보는 용기만큼만을 가진 동기.
너무나 힘들어 아무 생각없는 동기.
들이 있다.

어제 하우선이라는 동기가 세상을 떠났다.
나 자신에게 조차 부끄러운 일이지만
누구인지 잘 몰라서 회장에게 물어보았다.
"하우선이가 누구냐", "어디 살았는데?"
"지방에 있다가 병원만 서울에 온건가?"등등

이처럼 생전에 보지 못하고 부음만 들을 수 있는
동기도 있다.
물론 부음조차 못듣고 보낸 친구들도 있었을 게다.

우리는 세상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만남으로 인해 즐거워하고, 괴로워하고, 원망도하고,
도움두 받고, 때론 주고...

그 중에서도 "친구" 가 가장 소중한 건
평생을 같이가기 때문일게다.

어제 한 친구가 갔고, 그전에 또 몇명인가가
우리곁을 떠났다.

아직까진 남아있는 친구가 훨씬 많다.
주변을 다시한번 뒤돌아 보면 76명의 친구가
모두 보일게다.
한명한명 이산가족을 찾는 심정으로 다시한번
노력해보자.
한명이라도 더....

제명이란 말만은 하지말자.
우리에겐 권리가 없다. 제명할...

단지 연락이 힘들면
더이상 그들에겐 연락을 안해도 좋을 듯하다.

2003. 9월 첫째날
왠지 우울한 생각에...